1996년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의 92.8%를 땅에 묻었습니다(환경부 통계, 논문 인용). 2024년에는 가정이 따로 내놓은 음식물 448만 톤 가운데 97.3%가 재활용으로 처리되고, 묻는 비율은 0.8%까지 떨어졌습니다(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환경공단,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미국은 2019년에도 음식물의 약 60%를 묻었으니, 30년 사이 한국은 ‘묻던 나라’에서 ‘거의 안 묻는 나라’로 바뀐 셈입니다.
그런데 ‘97%’에는 빠져 있는 조각이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섞여 버려진 음식물까지 넣으면 재활용률은 89.0%로 내려갑니다(계산). 이 글에서는 1997년부터 2024년까지 재활용률의 변화, 왜 바뀌었는지, 한 사람이 버리는 양, 음식물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97%’를 읽을 때 조심해야 할 지점을 자료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1997년 재활용률 9.8% → 1999년 34.4%, 2년 만에 3.5배(환경부 보도자료, 2000)
- 2024년 가정 분리배출 음식물 448만 톤 중 97.3% 재활용, 매립 0.8%(2024 전국 폐기물 통계)
- 미국은 2019년에도 음식물의 약 60%를 매립(미국 환경보호청)
- 1인당 하루 음식물 1996년 0.33kg → 2024년 0.25kg, 약 4분의 1 감소
- 종량제 봉투 속 음식물 54만 톤까지 포함하면 재활용률은 89.0%(계산)
9.8%에서 97.3%로 — 30년의 반전
환경부 2000년 보도자료는 1997년 음식물 재활용률을 9.8%로 적고 있습니다. 하루 1만 3,063톤 가운데 재활용은 1,275톤뿐이었다는 뜻입니다. 1998년 21.7%, 1999년 34.4%로 2년 만에 3.5배가 됐습니다. 성신여대 학위논문이 환경부 자료를 옮겨 적은 값으로는 2000년 45.1%, 2001년 56.8%, 2002년 62.6%, 2003년 67.7%까지 올라갑니다.

2024년 통계로 넘어오면 숫자가 완전히 뒤집어집니다. 가정에서 분리배출된 음식물 448만 4,882톤 가운데 재활용은 97.27%, 매립은 0.76%뿐입니다(계산, 2024 통계 엑셀 표 2-가-1). ‘묻는 쓰레기’가 아니라 ‘모으는 자원’이 된 셈입니다.

비교해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합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개한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소매·외식·가정에서 나온 음식물 6,600만 톤 가운데 약 60%를 여전히 매립합니다.
왜 바뀌었나 — 땅과 바다가 막혔다
재활용률이 2년 만에 세 배 넘게 뛴 데는 ‘묻을 곳이 사라졌다’는 사정이 깔려 있습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됐고, 1996년에는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대책위가 침출수 문제로 반입을 저지했습니다. 집집마다 음식물을 따로 담아 내는 길 말고는 선택지가 좁아진 것입니다.

환경부가 2000년에 낸 보도자료에는 1997년 46곳이던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 1999년 231곳으로 늘었고, 국고 113억 원과 재활용산업육성자금 88억 원이 들어갔다고 적혀 있습니다. 조례도 전국 지자체의 93%(216곳)가 제정했습니다. 1999년에는 전국 1,494만 가구 중 489만 가구(32.7%)가 전용 용기나 봉투로 음식물을 분리배출하고 있었습니다.
| 연도 | 정책·사건 |
|---|---|
| 1995 | 쓰레기 종량제 시행 |
| 1996 | 수도권매립지 주민 반입 저지 |
| 1997→1999 | 음식물 자원화 시설 46→231곳 |
| 2005 | 음식물 직매립 금지 |
| 2013 | 음폐수 해양배출 금지·RFID 무게 종량제 도입 |
2013년에는 음식물에서 나오는 폐수(음폐수)의 바다 버리기가 막혔습니다. 당시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처리 업체들이 톤당 약 8만 원이던 처리비를 12만~13만 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음식물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해 아파트 단지에는 무게만큼 돈을 내는 RFID 종량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 음식물, 4분의 1 줄었다
집집마다 통이 생기자 버리는 양도 줄었습니다. 환경부 통계를 옮긴 논문 값으로 1996년 1인당 하루 0.33kg이던 음식물이 2002년 0.23kg까지 떨어졌습니다.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은 1인당 하루 0.25kg(전년과 동일)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종량제 뒤 눈에 띄게 줄었고, 2024년 값은 2002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2004~2023 해마다 값은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많이 버린 뒤 많이 재활용’이 아니라, ‘덜 버리고 더 재활용’하는 쪽으로 함께 움직인 셈입니다.

지자체 단위로 보면 효과가 더 큰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신문 2014년 보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서 RFID 종량기를 설치한 아파트 단지는 월평균 음식물이 1,220톤에서 797톤으로 줄어 34.7% 감소했습니다.
따로 낸 음식물, 어디로 가나
그렇게 모은 음식물은 사료·퇴비와 에너지로 돌아갑니다. 2024년 가정 분리배출 448만 톤 가운데 물질재활용(사료·퇴비 등)이 77.8%(348만 9천 톤), 에너지회수(바이오가스 등)가 19.5%(87만 4천 톤), 소각이 1.1%, 매립이 0.8%, 기타가 0.8%입니다(계산, 2024 통계 엑셀).

안을 더 쪼개면 과거와 지금의 차이가 또렷합니다. 학위논문이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 자료를 옮긴 2003년 값에선 재활용의 사료 비중이 50%, 퇴비가 44%였고, 1998년에는 사료가 73%로 압도적이었습니다. 2024년 통계는 사료·퇴비·바이오가스를 따로 나눠 공개하지 않아 ‘물질재활용’과 ‘에너지회수’로만 구분됩니다.

정부는 2024년 6월 ‘바이오가스 생산·이용 활성화 전략’에서 2026년까지 바이오가스로 연 2,300억 원어치의 화석연료를 대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음식물만의 목표가 아니라 가축분뇨·하수찌꺼기까지 포함한 유기성 폐자원 전체 목표라는 점은 그대로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97%의 함정 — 봉투 속에 남은 음식물
‘97%’는 모든 가정 음식물을 다 본 숫자가 아닙니다. 분리배출된 음식물만 센 값입니다. 2024년 통계에서 ‘종량제 방식 등 혼합배출’ 안에 섞여 버려진 음식물을 꺼내 보면 54만 1천 톤이 더 있습니다. 가정에서 나온 음식물 전체(약 502만 톤)의 10.8%가 봉투 속에 섞여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봉투 속 음식물의 길은 다릅니다. 재활용은 20%뿐이고 64%는 소각, 15%는 매립됩니다. 따로 낸 음식물(97.3%)과 봉투 속 음식물(54만 톤)을 합쳐 가정 음식물 전체를 다시 세면 재활용률은 89.0%로 내려갑니다(계산).

하나 더 있습니다. 통계에서 말하는 ‘재활용’은 재활용 시설로 들여보낸 양 기준입니다. 그 뒤 만들어진 사료·퇴비가 실제로 다 쓰이고 팔리는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서울신문 2013년 보도에 따르면 음식물로 비료를 만드는 업체 102곳 가운데 완제품을 시장에 내다 판 곳은 9곳(8.8%)뿐이었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숫자지만, ‘시설에 들어간 양’과 ‘실제로 쓰인 양’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만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데이터를 읽을 때 주의할 점
- ‘1996년 매립 92.8%’·’2000~2003 재활용률’·’1996·2002 1인당 양’은 환경부 통계를 옮겨 적은 논문 값입니다. 환경부 원문을 그대로 확인한 것은 1997~1999 재활용률과 2024 통계입니다.
- ‘97.3%’와 ‘89.0%’는 기준이 다릅니다. 앞은 분리배출된 음식물만, 뒤는 종량제 봉투 속 음식물까지 포함한 가정 음식물 전체 기준(계산)입니다.
- ‘재활용’은 재활용 시설로 보낸 양입니다. 만들어진 사료·퇴비가 실제 판매·사용으로 이어졌는지는 통계가 나눠 알려 주지 않습니다.
- 1990년대 발생량과 2024년 발생량은 정의가 다릅니다. 과거는 음식물 전체, 2024년은 분리배출분이라 발생량을 바로 잇는 비교는 조심해야 합니다.
- 바이오가스 2,300억 원 목표는 가축분뇨·하수찌꺼기까지 포함한 유기성 폐자원 전체의 숫자입니다. ‘음식물만의 목표’로 읽으면 과장이 됩니다.
- 2005년 직매립 금지·2013년 음폐수 해양배출 금지·RFID 종량제 도입 시점은 언론 보도 기준이고, 법령 원문은 이번 조사에서 직접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정리
1996년 92.8%를 묻던 음식물이 2024년 0.8%만 묻는 쓰레기로 바뀌었습니다. 묻을 곳이 막히자 집집마다 통이 놓였고, 무게만큼 돈을 내는 구조가 들어오자 버리는 양도 줄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음식물의 열에 여덟은 사료·퇴비로, 열에 둘은 바이오가스 같은 에너지로 돌아갑니다. 다만 ‘97%’는 분리배출된 음식물에만 붙는 숫자이고, 봉투 속에 섞여 버려진 10.8%까지 세면 89%입니다. 열에 아홉까지 왔고, 남은 하나는 아직 봉투 속에 있습니다.

어썸뉴스 인스타그램 @awesome_news_kr
이 글은 어썸뉴스 카드뉴스의 조사 원문입니다. 매일 아침 숫자와 근거가 있는 뉴스를 카드뉴스로 전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환경공단 —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2025)
- 환경부 — ’99년도에 1일 3,86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하여 재활용률을 34.4%로 크게 향상(환경부 보도자료) (2000)
- 성신여자대학교 —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 정책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학위논문, 표1·표8)
- 서울신문 — 음식쓰레기 95.4% 매립(1996-12-06 기사) (1996-12-06)
- 서울신문 — 음식쓰레기 대란(2013-01-16 기사) (2013-01-16)
- 미국 환경보호청(EPA) — Food: Material-Specific Data(음식물 자료)
- 환경부 — 바이오가스 생산·이용 활성화 전략(2024-06-20, 전재본) (2024-06-20)
- NYC 독립예산국(IBO) — Curbside Composting: Current Trends in NYC’s Organics Collection(샌프란시스코 수거율 인용) (2026-04)
📊 이 글의 데이터 내려받기
이 글의 그래프·표 5개에 쓴 숫자를 CSV 파일 하나로 드립니다(엑셀·구글 시트에서 열림). 인용할 때는 원 출처와 이 글 주소를 함께 적어 주세요.
CSV 내려받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