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른 독자’ 한국 OECD 1위: PISA 2025 문해력, 28개국 함께 하락

카드뉴스 표지: #129 (2026-10-17 새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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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기 전에 빨리 답을 고르고 넘기는 ‘서두른 독자’가 한국 15세 학생의 24.7%로 OECD에서 가장 많습니다(OECD 평균 11.4%, 한국 2018년 12.1%). 문해력 자체도 떨어졌습니다. 교육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2 국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12년 83.5%에서 2025년 53.0%로 떨어졌고, 중3 국어 기초학력 미달은 1.0%에서 10.8%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에서 OECD 37개국 중 28개국이 읽기 점수가 떨어졌고, 오른 곳은 튀르키예 한 나라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추이, 세계와의 비교, 한국만의 특징(‘서두른 독자’ 1위), 영상 시청 시간, 그리고 각국이 꺼내 든 대응책까지 숫자로 하나씩 짚어 봅니다.

한눈에 보기

  • 고2 국어 ‘보통학력 이상’ 83.5%(2012) → 53.0%(2025) — 교육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 OECD 37개국 중 28개국 PISA 읽기 하락(2022→2025). 오른 곳은 튀르키예 한 곳. OECD-23 평균 501점(2012) → 466점(2025).
  • ‘서두른 독자’ 한국 24.7%로 OECD 1위 — OECD 평균 11.4%, 일본 9.7%, 핀란드 7.7%, 미국 6.9%.
  • 10대 온라인 동영상 하루 평균 200.6분 시청(한국언론진흥재단 2025). 영상 → 문해력 인과 연구는 아직 없음.
  • 스웨덴 종이 교과서 보조금 6억 8,500만 크로나(2023), 네덜란드·덴마크·핀란드·한국 수업 중 휴대폰 금지(한국 2026-03 시행).

① 한국 고2, 둘 중 한 명만 국어 ‘보통’ 이상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등학교 2학년 국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12년 83.5% → 2025년 53.0%로 떨어졌습니다. 둘 중 한 명만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보통’ 수준을 넘긴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간 중학교 3학년 국어 ‘기초학력 미달’은 1.0% → 10.8%로 늘었습니다.

다만 크기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하락이 큰 세 해(2017·2020·2022)가 평가 방식이 바뀐 해와 겹치기 때문입니다. 2017년에는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바뀌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있었으며, 2022년에는 종이 시험에서 컴퓨터 기반 시험(CBT)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장 큰 계단(2021년 64.3% → 2022년 54.0%)이 바로 CBT 전환 해입니다. 전환 효과만 따로 떼어 분석한 공식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X배 나빠졌다’로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아래쪽이 두꺼워졌다’는 흐름은 뚜렷합니다. PISA 읽기에서도 한국의 기초 미달(2수준 미만) 비율은 2009년 5.8% → 2022년 14.7%로 늘었지만, 최상위(5수준 이상) 비율은 12.9% → 13.3%로 거의 그대로입니다. ‘다 같이 떨어졌다’기보다 ‘밑이 늘었다’에 가깝습니다.

② 세계도 같이 떨어졌다 — OECD 28개국이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만 15세 학생의 읽기·수학·과학을 재는 국제 시험입니다. 모든 회차에 참여한 23개국(OECD-23) 평균 읽기 점수는 2012년 501점 → 2025년 466점으로 35점 떨어졌습니다. OECD는 PISA 2025 발표 때 “세 과목 모두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낮은 OECD 평균”이라고 적었습니다.

2022→2025 한 회차 사이만 봐도 OECD 37개국 중 28개국이 ‘유의하게’ 하락했습니다. 변화 없음이 8개국(영국·뉴질랜드·폴란드·이탈리아 등), 유의하게 오른 곳은 튀르키예(+16점) 한 곳뿐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빠진 곳은 라트비아(-45점)·이스라엘(-38점)·덴마크(-29점) 순입니다. 한국은 -15점으로 중위권이었습니다.

나라20122025변화
네덜란드511441−70
노르웨이504453−51
핀란드524474−50
독일508465−42
덴마크496460−36
한국536501−35
일본538503−35
OECD-23 평균501466−36
출처: OECD PISA 2022 Vol.I Table I.B1.5.5 · PISA 2025 Vol.I Table I.2.o4. 단위 점수(만 15세 읽기). 변화는 2012→2025 계산.

그리고 이 하락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습니다. OECD는 “읽기는 2012년 무렵이 정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하락이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5~2025년 10년간 OECD 국가의 읽기 점수는 평균 28점 떨어졌습니다. 북유럽·서유럽이 가장 크게 빠졌고, 한국·일본·영미는 상대적으로 덜 빠졌습니다. “한국 아이들만 유독 떨어졌다”는 식의 주장에는 숫자 근거가 없는 셈입니다.

③ 한국만의 특징 — ‘서두른 독자’가 OECD 1위

PISA 2025에서 OECD가 처음으로 자세히 공개한 지표가 있습니다. ‘서두른 독자(hasty readers)’ — 짧은 문장이 말이 되는지 판단하는 유창성 문항에서 2개 이상 틀리면서, 같은 나라·언어의 응시자 중 1개 이하 틀린 학생의 99%보다 빨리 끝낸 학생을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제대로 읽지 않고 서둘러 찍은’ 학생입니다.

한국은 24.7%로 OECD 38개국 중 가장 높습니다. OECD 평균(11.4%)의 두 배가 넘고, 일본(9.7%)·핀란드(7.7%)·미국(6.9%)과도 차이가 큽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최근 7년 변화입니다. 한국의 서두른 독자는 2018년 12.1% → 2022년 11.9% → 2025년 24.7%로 가장 최근 회차에서 두 배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6.6% → 11.4%로 늘긴 했지만 한국만큼 가파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OECD가 직접 단 단서가 있습니다. “서두른 응답은 기초 읽기력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저부담 시험에 대한 주의·참여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어 해석이 어렵다.” PISA는 학생 개인에게 성적이 돌아가지 않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한국 아이 4명 중 1명은 문장을 못 읽는다”로 쓰면 틀립니다. ‘제대로 안 읽고 빨리 찍은 학생이 4명 중 1명’까지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④ 영상 때문일까 — 하루 3시간 넘게 보지만

교사 설문에서 가장 많이 지목되는 원인은 디지털 매체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초4~고3 2,674명)에 따르면 10대는 하루 평균 200.6분(약 3시간 20분)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합니다. 중학생이 233.7분으로 가장 길고, 고등학생 226.2분, 초등학생(4~6학년) 143.6분 순입니다.

여성가족부의 「2024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초4~고3 1만 5,053명)에서는 지난 1년간 숏폼(짧은 영상) 이용률이 94.2%로 1위, 중·고등학생은 96~97%까지 올라갔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서는 청소년(10~19세) 과의존 위험군이 43.0%로 역대 최고입니다.

그런데 영상이 문해력을 떨어뜨렸다는 인과 연구는 아직 공식 자료로 없습니다. OECD도 PISA 2025 발표에서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립국어원 2025 조사에서는 오히려 짧은 동영상을 주로 보는 성인 집단의 읽기 점수가 높게 나와 “주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나이 차이가 섞인 영향으로 추정). ‘같이 늘었다(상관)’까지가 지금 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표현입니다.

⑤ 각국은 다시 ‘종이와 연필’로 — 교실에서 휴대폰을 끈다

하락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자 각국 정부도 비슷한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종이·교과서로 되돌리기(스웨덴) ② 수업 중 휴대폰 끄기(네덜란드·덴마크·핀란드·스웨덴·한국·미국 20개 주) ③ 글자 떼기 단계의 체계적 읽기 수업(미시시피 파닉스·잉글랜드 파닉스 선별검사).

나라언제무엇을규모·반응
스웨덴2023종이 교과서 국고 보조6억 8,500만 크로나(2023), 이후 연 5억 크로나 남짓
네덜란드2024교실 휴대폰 사용 금지(법 아닌 전국 합의)중등 교장 설문 — 집중력 좋아짐 75%, 분위기 59%, 성적 28%
덴마크2025‘휴대폰 없는 학교’ 법으로 합의(여야 8당)공립 초중·방과후, 교내망에서 게임·SNS 차단
핀란드2025.8수업 중 휴대폰 금지 + 1~2학년 국어 시간 확대기초교육 전체
한국2026.3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초·중등교육법 개정(2025-08 국회 통과)
스웨덴2026.8전국 의무 휴대폰 금지(등교 때 걷기)의무교육·방과후
출처: 각국 정부 보도자료 원문 · 네덜란드 교장 설문은 2025-07 정부 의뢰 평가(Kohnstamm·Oberon).

유네스코 GEM 집계로는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법·정책으로 금지한 교육체계가 2024년 말 기준 79곳(세계 교육체계의 40%)입니다. 1년 전(60곳, 30%)보다 늘었습니다.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의 수업 중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장애·특수교육 보조기기, 교육 목적, 긴급 상황 등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요지(한국, 2025-08-27 국회 통과·2026-03-01 시행 — 정책브리핑)

다만 읽기 점수가 올랐다는 숫자는 아직 없습니다. 네덜란드도 공식 평가에서 집계된 건 “집중력·학교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교장 설문까지였고, 핀란드·한국은 시행 자체가 PISA 2025 시험 이후라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스웨덴도 종이 교과서 보조금을 늘렸지만 PISA 2025 읽기는 466점으로 2022년(487점)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분위기 개선’까지 근거가 있고, ‘점수 효과’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태입니다.

⑥ 데이터를 읽을 때 꼭 염두에 둘 것

  1. ‘기초 미달’은 시험마다 다릅니다. 국가 평가의 ‘1수준'(교육과정 최소 기준 미달), PISA의 ‘2수준 미만’, 성인조사의 ‘수준1’ 등은 전부 다른 척도입니다. 한 선으로 이으면 안 됩니다.
  2. 국가 평가 하락 폭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 전수→표집, 2020년 코로나, 2022년 CBT 전환이 하락 지점과 겹칩니다.
  3. ‘서두른 독자’ 24.7%는 ‘문장을 못 읽는 아이’ 비율이 아닙니다. OECD도 “저부담 시험 성의 부족일 가능성”을 명시했습니다.
  4. ‘스마트폰·숏폼 때문’은 아직 가설입니다. OECD·과기정통부도 ‘상관’·’분석된다’까지만 적었고, 인과를 보여 준 원문은 없습니다.
  5. 한국은 PISA 읽기 OECD ‘꼴찌’가 아닙니다. 2025년에도 OECD 내 1~9위 범위, 평균(466점)보다 35점 위에 있습니다.

정리

한국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진 것은 숫자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은 아닙니다. PISA 2025에서 OECD 37개국 중 28개국이 함께 떨어졌고, 북유럽·서유럽은 한국보다 더 크게 빠졌습니다. 다만 한국만의 특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서두른 독자’ 비율이 OECD 1위이고, 가장 최근 회차에 두 배로 늘었습니다. 영상 시청 시간도 하루 평균 3시간이 넘지만 그것이 원인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각국이 꺼내 든 공통된 처방은 종이 교과서, 교실 휴대폰 끄기, 초기 읽기 수업 강화 — 결국 ‘다시 글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자’는 쪽입니다. 효과가 숫자로 나타나려면 몇 년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 던질 질문은, ‘요즘 애들이 왜 저러냐’보다 ‘우리는 오늘 하루 몇 분이나 글을 읽었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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