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폭우·해수면 총정리: 시간당 50mm 2배, 어디가 잠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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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년을 보냈습니다(2015~2025, WMO). 한국에서 시간당 50mm 넘게 쏟아지는 날은 50년 새 2배로 늘었습니다(기상청 관측소 60곳). 이 글은 올해 도쿄·방콕·텍사스에서 어디가 어떻게 잠겼는지, 2022년 강남역이 왜 잠겼는지, 그리고 ‘바다가 7m 오르면’·’지진해일 39m가 오면’이라는 극단 가정에서 수도권이 어디까지 잠기는지를 숫자로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잠기는 곳은 ‘해발이 낮은 지역’이 아니라 ‘주변보다 낮은 자리·지하·강가·계곡 바닥’이었습니다.

한눈에 보기

  • 폭우 2배: 한국 60개 관측소에서 시간당 50mm↑ 비 온 날이 1976~85년 지점당 1년 0.24일 → 2016~25년 0.51일(기상청)
  • 가장 더운 11년: 2015~2025년, 2025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1.43°C 높음(WMO)
  • 도쿄 36일 연속 비: 2026년 8/27~10/1, 관측 이래 최장. 그런데 집이 잠긴 건 끝에 온 태풍 25호(9/21) 때
  • 방콕 48시간 300mm 초과: 1983년 이후 최대. 동쪽 저지대만 깊고 오래 잠김, 서쪽 톤부리는 거의 안 잠김
  • 텍사스 수위 2시간에 8m: 과달루페강 3m → 11.4m, 사망 135명 이상
  • 2022 강남역: 그날 동작구 하루 381.5mm, 서울 관측소(종로) 129.6mm — 몇 km 차이로 비가 3배
  • 바다 7m 가정: 수도권 서해 저지대 잠김, 인천 30.7만 명·경기 37.6만 명이 잠기는 땅에 사는 것으로 공단이 계산

지구 — 가장 더운 11년, 비는 더 세졌다

세계기상기구(WMO)의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5」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년입니다. 2025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43°C 높아 관측 176년 중 2~3위로 집계됐습니다(1위는 2024년 1.55°C).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는 1.47°C로 3위라 봤는데, 기관마다 측정 방식이 조금씩 달라 숫자가 다르게 나옵니다.

지구 평균 해수면도 1993년보다 약 11cm 높아졌고, 오르는 속도는 1993~2011년 1년 2.65mm에서 2012~2025년 4.75mm로 약 1.8배 빨라졌습니다(WMO). 한국은 어떨까요. 기상청 지상관측소 60곳에서 1973년 이후 계속 자료가 남은 곳만 추려 10년씩 묶어 보면, 시간당 50mm 넘게 쏟아지는 날이 지점당 1년에 0.24일(1976~85)에서 0.51일(2016~25)로 2배가 됐습니다(계산).

다만 ‘매년 꾸준히 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13~2022년에는 한번 주춤했고, 2024년에는 다시 0.85일로 1998년(0.92일)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늘어난 것은 1년 강수량 총량이 아니라 한 번에 쏟아지는 세기입니다.

일본 도쿄 — 36일 연속 비, 1876년 이래 최장

일본 기상청 도쿄 관측값을 보면, 2026년 8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36일 연속 비가 왔습니다. 1876년 관측 이래 최장이며, 종전 기록 2019년 33일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이 36일 중 11일은 0.5mm도 안 왔습니다. 36일 합계는 705mm였습니다.

항목내용
연속 일수36일 — 1876년 관측 이래 최장(종전 2019년 33일)
기간2026년 8월 27일~10월 1일
합계 강수량705mm
0.5mm도 안 온 날11일
태풍 25호(9월 21일)하루 156mm
일본 기상청 도쿄 관측값(이 계정 계산), 태풍 일 강수는 일본기상협회

흔히 ‘비가 계속 와서 도쿄가 잠겼다’고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집이 잠긴 것은 36일 끝에 온 태풍 25호가 9월 20~21일 상륙했을 때였습니다. 소방청 집계(9월 25일 보도)로 마루 위까지 물이 찬 집은 522채였고, 피해는 대부분 도쿄 옆 지바현에 몰렸습니다. 지바에서 민간 앱이 모은 침수 보고 가운데 ‘고지대의 움푹한 곳’이 48%를 차지했지만, 대부분 발목 높이 도로 침수였고 큰 피해는 역시 강가 저지대에 몰렸습니다(웨더뉴스).

태국 방콕 — 같은 비, 낮은 동쪽만 잠겼다

방콕시 발표에 따르면 2026년 9월 24~26일 약 48시간 동안 시 평균 300mm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1983년 이후 43년 만의 최대이며, 50개 구 전체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하루 최다는 짜뚜짝 210mm였고, 방콕에서는 피해를 입은 가구가 32만9천 가구, 사망 4명으로 집계됐습니다(태국 재난방지청, 기사 인용).

어디땅결과
동쪽(민부리·랏끄라방)낮고 가라앉는 땅깊고 오래 잠김
서쪽(톤부리)상대적으로 높은 땅거의 안 잠김
도심(실롬·사톤)배수 먼저지켜냄
방콕시 발표와 태국 언론 보도(2026년 9월) · 방콕 평균 해발 1~2m(세계은행 2010)

방콕은 차오프라야강 삼각주 위에 세워진 도시로 평균 해발이 1~2m입니다(세계은행). 비가 비슷하게 왔어도 동쪽 저지대(민부리·랏끄라방·방까삐 등)만 깊고 오래 잠겼고, 상대적으로 높은 서쪽 톤부리는 거의 안 잠겼습니다. 도심 업무지구는 배수를 먼저 해 지켜 냈습니다. 태국 카셋삿대 교수는 ‘비의 양에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낮은 곳이 잠겼다’고 말했습니다(기사). 바로 강남역·도쿄와 같은 원리입니다.

미국 텍사스 — 2시간 남짓 만에 강물이 8m 불었다

2025년 7월 4일 새벽, 미국 텍사스 힐컨트리에 몇 시간 만에 최대 약 500mm가 쏟아졌습니다(WMO). 미 상무부 감사관실의 기상청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과달루페강 헌트 지점 수위는 오전 3시쯤 10피트(3.0m)에서 5시 10분 37.52피트(11.4m)로 2시간 남짓 만에 8m 넘게 불어났습니다.

텍사스 힐컨트리는 이름 그대로 구릉지(힐)입니다. 그런데도 언덕 사이 강가에 있던 여름 캠프를 급류가 덮쳐 135명 넘게 숨졌고, 커 카운티에서만 117명이 숨졌으며 그중 어린이가 37명이었습니다. ‘해발이 높은 지역’과 ‘물길보다 높은 자리’는 다릅니다. 2021년 독일 아르 계곡(사망 180명 이상), 2021년 중국 정저우(서부 산지 사망·실종 251명) 등 해외의 큰 피해 상당수가 산지 계곡 바닥에서 났습니다.

2022년 서울 강남역 — 사실은 ‘언덕 아래’였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는 주변보다 10m 넘게 낮은 지형입니다. 빗물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수밖에 없는 자리인데, 서울의 하수관은 보통 시간당 75mm까지만 버티게 설계돼 있습니다(국토연구원 국토이슈리포트 67호). 2022년 8월 8일 그날, 서울 관측소(종로구 송월동)의 하루 강수량은 129.6mm였지만, 동작구 신대방동 자동관측소에는 381.5mm가 왔습니다. 몇 km 사이에 비가 3배 가까이 달랐습니다.

그해 2022년 8월 8~17일 호우로 서울에서만 집 2만1,932동이 잠기고 서울 사망자는 8명이었습니다. 국토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 8명 중 반지하 주택 침수 4명(관악 3·동작 1), 감전 1명, 지하주차장 침수·맨홀 추락 3명(서초)이었습니다. 피해가 몰린 곳도 ‘시간당 100mm 이상 강우 지역, 과거 침수지, 노후단독·반지하 밀집지역, 하천변 저지대’로 요약됩니다. 서울의 반지하 가구는 2020년 20만1천에서 2024년 24만5천 가구(서울 가구의 5.9%)로 오히려 늘었습니다(한국도시연구소, 기사).

만약 바다가 7m 오르면 — 아파트 3층까지

먼저 사실관계부터. 우리 연안 해수면은 1989~2024년 36년 동안 약 11.5cm(1년 평균 3.2mm) 올랐습니다(국립해양조사원 21개 조위관측소). 미래 전망은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2050년 25cm, 2100년 82cm입니다. 즉 이번 세기 안의 전망은 1m 안쪽입니다.

그렇다면 ‘7m’는 어디서 온 숫자일까요. 그린란드 빙하가 전부 녹았을 때 해수면이 오르는 양입니다. 이번 세기 안의 전망이 아니라 아주 먼 가정에 해당합니다. 해양환경공단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에 7m를 넣으면 전국에서 약 185만 명이 잠기는 땅에 사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지역잠기는 땅사람
서울30.2㎢1만3,591명
인천192.5㎢30만6,958명
경기288.9㎢37만5,863명
해양환경공단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 7m, 층 높이 2.5m 가정. 평균해수면 기준·제방 무시 — 실제 침수 예상도 아님

이 세기 안에 더 현실적인 전망은 2100년 고탄소 +1.1m입니다. 공단 시뮬레이터는 이 경우 전국 501㎢·3만7천 명이 잠기는 땅에 산다고 봅니다. 즉 7m 숫자와 수십 배 차이가 납니다. 어느 쪽이든 잠기는 곳은 수도권 서해의 간척지와 하구 저지대(김포·인천 해안)입니다. 서울 도심은 거의 해당하지 않습니다.

만약 지진해일 39m가 오면 — 서울 724만 명

39m는 기후변화 전망이 아닙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해일이 올라간 최고 높이이며, 해양환경공단 화면도 ‘국내 연안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혀 두었습니다. 극단적인 가정이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이 가정에서 어디까지 잠기는지는 ‘안 잠기는 곳이 어디인가’를 보여 줍니다.

지역잠기는 땅사람
서울370.2㎢724만 명(75%)
인천784.6㎢273만 명(92%)
경기2,517.7㎢663만 명(50%)
해양환경공단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 극한 시나리오 39m(2011년 동일본 지진해일 높이). 평균해수면 기준·제방 무시

서울 인구의 75%가 잠기는 땅에 해당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남는 높은 땅은 있습니다. Copernicus 표고와 OpenStreetMap을 겹쳐 수도권 지도를 계산해 보면 관악산·남산·북한산 같은 산등성이가 섬처럼 남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안전한 자리의 공통점은 ‘높은 땅’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데이터를 읽을 때 주의할 점

  1. ‘서울이 바다에 잠긴다’는 과장입니다. 해수면만 +1.1m(2100년 고탄소) 가정에서 서울은 공단 계산 0.1㎢에 불과합니다. 2022년 서울 침수는 바다와 상관없이 빗물이 못 빠져 생겼습니다.
  2. 7m·39m는 이번 세기 전망이 아닙니다. 7m는 그린란드 빙하가 전부 녹았을 때, 39m는 2011년 동일본 지진해일 최고 높이에 해당합니다. 둘 다 극단 가정이며, 공단 시뮬레이터도 모든 모델이 제방·방조제·배수펌프를 무시합니다.
  3. ‘141.5mm’와 ‘129.6mm’는 다른 관측소입니다. 전자는 동작구 신대방동 자동관측소, 후자는 종로 송월동 서울 관측소입니다. 같은 그래프에 놓고 ‘서울이 141.5mm’로 쓰면 안 됩니다.
  4. ‘매년 폭우가 늘었다’는 과장입니다. 2013~2022년에는 오히려 주춤했습니다. 60개 관측소 10년 평균으로 1976~85년과 2016~25년을 비교해 2배 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5. 방콕 피해 32만9천은 ‘잠긴 집’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가구입니다. 강수·피해 숫자 상당수는 기사 등급이며, 방콕시·재난방지청 원문 보도자료는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6. 지바 ‘고지대 움푹한 곳 48%’는 민간 앱 제보 분석이고 대부분 발목 높이 도로 침수였습니다. ‘고지대가 더 위험하다’로 뒤집어 쓰면 틀립니다.

정리 — 저지대보다 고지대, 나쁘지 않다

도쿄·방콕·텍사스·2022년 서울을 겹쳐 보면 잠긴 곳의 공통점은 ‘해발이 낮은 지역’이 아니라 ‘주변보다 낮은 자리·지하·강가·계곡 바닥’입니다. ‘고지대, 나쁘지 않다’는 이 범위에서 맞습니다. 단 산비탈 아래와 계곡 바닥은 예외입니다. 2025년 한국의 산사태 사망은 17명(산림청)이었고, 아르 계곡·텍사스·정저우 산지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이 숨졌습니다.

잠기기 쉬운 곳덜 잠기는 곳
주변보다 낮은 땅(강남역 −10m)주변보다 높은 땅
반지하·지하지상
강가·하구 저지대(방콕 동쪽·서해 간척지)물길보다 높은 곳(방콕 톤부리)
계곡·산비탈 아래(텍사스·산사태)같은 높은 곳이라도 능선·평탄한 자리
2025년 산사태 사망 17명(산림청), 도시침수예보는 기후에너지환경부(2026년 6월~)

집을 고를 때는 해발 숫자보다 ‘주변보다 낮은지, 지하인지, 강·계곡 바로 옆인지’를 보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2024년 3월 시행된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에 따라 2026년 6월 19일부터 서울 6개 구(강남·서초·관악·구로·동작·영등포)에서 도시침수예보 문자가 처음 발송됐습니다. 10분 단위로 ‘내 위치 기준 침수 우려’를 알려 주고, 12월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기후에너지환경부).

다만 집 거래 때 쓰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2026년 8월 11일 개정)에는 아직 침수 이력 항목이 없습니다. 벽면 누수와 환경조건만 적게 돼 있어, 그 동네가 잠긴 적이 있는지는 집을 볼 때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비가 세질수록 높은 곳이 낫고, 더 중요한 건 덜 더럽히는 일입니다. 지구 해수면이 오르는 속도는 30년 새 거의 2배가 됐고(WMO), 100년에 한 번 올 큰비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 +53%, 한강·동해 권역은 +73%까지 커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전망합니다. 지금 사는 자리의 생김새를 다시 보는 일, 그리고 온실가스를 덜 내보내는 일이 같이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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