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바꾸자는 이야기는 요즘 처음 나온 게 아닙니다.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세율을 내리려는 시도는 네 번 다 막혔고, 공제를 올리자는 법안도 2014년 본회의에서 한 번 부결됐습니다. 그 사이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30억에서 600억으로 20배 늘었지만, 모두가 받는 일괄공제 5억은 1997년 그대로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난 26년의 개편 시도 연표, 2024년 12월 10일 본회의의 찬반 수(97·181), 왜 세율 인하가 ‘부자 감세’로 묶이는지, 그리고 2025~2026년 지금 국회에 걸려 있는 법안이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세율 인하 시도 4번 전부 실패 — 2008(임기만료폐기)·2019(대안 미반영)·2020(조세소위 합의 실패)·2024(본회의 부결)
- 2024년 12월 10일 본회의 표결 — 재석 281명, 찬성 97·반대 181·기권 3 (국회 공식 기록)
- 공제 상향은 2015년 자녀공제(3천만→5천만원) 한 번뿐 — 다만 대부분은 일괄공제 5억을 받아 자녀 대여섯 명까지는 효과가 없음
-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30억(2008) → 600억(2023) 으로 20배 확대
- 2025년 3월 정부가 낸 유산취득세 전환안은 아직 국회 계류 중
- 2024~2025년 여야 모두 공제 상향 법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은 최고세율 인하까지 같이, 민주당은 공제만 하자고 해 합의 무산
세율을 내리려 네 번, 전부 멈췄다

현행 상속세율(10~50%)과 과세구간은 1999년 12월 개정으로 2000년 1월 1일부터 쓰이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 26년 9개월째 그대로입니다. 그 사이 세율을 내리거나 모두가 받는 공제(일괄·배우자)를 올리려는 시도는 아래 표처럼 반복됐지만, 통과된 건 2015년 자녀·연로자 공제 상향 한 번뿐이었습니다.
| 연도 | 무엇을 바꾸려 했나 | 결과 |
|---|---|---|
| 2008 | 정부안: 최고세율 50→33%(소득세율과 동일), 가업상속공제 30→100억 | 가업상속·동거주택공제만 2008.12 대안으로 통과. 세율 인하는 18대 임기 끝까지 계류 후 임기만료폐기(2012.5) |
| 2014 | 정부안: 가업상속공제 매출 3천→5천억 + 자녀·연로자 공제 3천→5천만 | 본회의 부결 — 수정안 재석 262·찬 114·반 108·기권 40(보도) |
| 2015 | 2014안의 인적공제 부분만 재추진 | 통과(2016 시행). 2000년 이후 유일한 인적공제 상향 |
| 2019 | 자유한국당 의원안: 세율 하향, 기초공제 3억·자녀공제 1억 | 위원회 대안에 반영 안 됨 → 폐기 |
| 2020 |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세율 인하 논의 | ‘합의에 이르지 못함’ — 기재부에 과세체계 개선방안 보고 요구 |
| 2024 | 정부안: 최고세율 50→40%, 자녀공제 5천만→5억, 최대주주 할증 폐지 | 본회의 부결(2024.12.10) — 찬 97·반 181·기권 3 |
| 2025 | 정부안: 유산취득세 전환(상속인별 공제, 배우자 10억 최저) | 국회 계류 — 2025.11 조세소위 ‘추후 재논의’ |
‘아예 아무도 손 안 댔다’는 흔한 인상과는 다른 그림입니다. 정부도 의원도 계속 법안을 냈고, 그중 가업상속공제·동거주택공제·신고세액공제 같은 다른 조항은 자주 바뀌었습니다. 유독 세율표와 일괄·배우자 공제만 멈춰 있었습니다.
2024년 12월 10일 — 찬성 97, 반대 181

가장 최근 세율 인하 시도는 2024년 윤석열 정부가 낸 개정안(의안 2203525)입니다.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10% 구간을 1억에서 2억으로 넓히며, 자녀공제를 5천만원에서 5억으로 올리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재위 의결 없이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에 자동 올라갔고, 2024년 12월 10일 다음과 같이 부결됐습니다.

국회 공식 표결 기록(열린국회정보 API)을 정당별로 모아 보면 민주당 반대 161·기권 1, 국민의힘 찬성 93·기권 2, 조국혁신당 반대 10, 개혁신당 찬성 3, 진보당 반대 3이었습니다(정당 소속은 표결 당시가 아닌 현재 소속 기준). 같은 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여야 합의로 처리됐지만, 상속세 인하와 배당분리과세는 야당 반대 당론으로 부결됐습니다(뉴스핌 보도).
반대 쪽 이유 — 혜택이 꼭대기로 몰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24년 11월 검토보고서는 찬반 논거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찬성 쪽은 2000년 이후 세율표가 안 바뀐 사이 물가가 1.76배 올랐고, 기업 승계 부담이 크며, OECD 평균보다 부담이 높다는 점을 들었습니다(참고로 OECD 통계상 2023년 전체 세금 중 상속·증여세 비중은 한국 2.27%, OECD 평균 0.42%). 반대 쪽은 세율 인하 효과가 과세표준 30억 초과 구간에 몰린다는 ‘부자 감세’ 소지, 자산 불평등 심화(순자산 지니 0.584→0.606), 30억 이하 상속의 과세가액 대비 실효세율이 6.9%로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2022년 결정 기준, 상속세 전체 세액의 92.0%를 상위 10% 피상속인이 냈습니다(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 2023.12). 2018년 72.3%에서 꽤 올라왔습니다. 다만 2022년은 초고액 상속 몇 건이 몰린 해라 비중이 특히 높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공제를 올리는 안도 비슷한 지적을 받습니다. 같은 10억을 공제해 줘도 최고세율 50% 구간에 걸린 사람은 5억 감세, 10% 구간은 최대 1억 감세가 됩니다. ‘공제는 다 똑같이 적용되지만, 효과는 한계세율이 높은 쪽이 더 크다’는 것이 반대 쪽의 핵심 논리입니다.
2025년 — 공제 올리기엔 모두 찬성, 세율에서 갈라졌다

2024~2025년 발의된 공제 상향 의원안을 보면 여야 양쪽 모두가 법안을 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최은석·권성동·송언석,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광현(일괄 8억·배우자 10억)·안도걸(일괄 7.5억·배우자 7.5억) 의원안이 있었습니다. 공제를 올리는 것 자체에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세율도 같이 내릴지’에서 입장이 갈렸습니다.
| 2025년 초 입장 | 공제 | 최고세율 |
|---|---|---|
| 국민의힘 | 올리자 | 40%로 함께 인하 |
| 더불어민주당 | 일괄 8억·배우자 10억으로 올리자 | 현행 50% 유지 |
| 결과 | 합의 무산 — 2025년 2~3월 협상 결렬 | — |
2025년 11월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는 상속·증여세법 36건을 심사했지만, 세율·공제안은 하나도 의결하지 못한 채 정부안(영리법인 우회상속 과세 등)만 통과시켰습니다. 유산취득세는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 절차 후 세수감소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 추후 재논의’로 미뤄졌습니다(국회예산정책처 2025년 개정세법 심의 결과).
2025년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회견에서 임광현 안을 지목하며 ‘이번에 처리하자’고 했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연 1조 2천억원 세수 감소’·’간단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2025.10 보도).
가업 공제는 600억, 일괄 공제는 5억 — 벌어진 격차

세율·일괄공제가 멈춰 있는 동안 다른 조항은 꾸준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물려줄 때 받는 가업상속공제는 2008년 30억에서 2023년 600억으로, 15년 사이 20배가 됐습니다.

반대로 기한 안에 신고하면 깎아 주던 신고세액공제는 2016년 10%에서 2019년 3%로 줄어 실부담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이 외에도 2004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2012년 일감몰아주기 과세, 2026년 영리법인 우회상속 과세처럼 강화 쪽 개정은 꾸준히 통과됐습니다. ‘상속세법이 하나도 안 바뀌었다’는 말보다 ‘세율표와 일괄·배우자 공제만 안 바뀌었다‘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흔한 오해와 바로잡기
’26년째 아무도 손 안 댔다’는 틀립니다. 세율 인하는 2008·2019·2020·2024에 네 번 시도됐다가 모두 막혔습니다. ‘손대려다 번번이 막혔다’가 맞습니다.
‘국민 다수가 완화를 원한다’는 표준 여론조사 근거가 없습니다.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2024.9·2025.4) 등 주요 정기 조사에 상속세 완화 찬반 문항이 없고, 2025년 11월 조세일보 의뢰 조사(아젠다북, 온라인 플랫폼, 1,057명)에서는 배우자공제 ‘인상’ 39%·’축소’ 33%·’폐지’ 28%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참여연대 의뢰 리서치뷰 조사(ARS 1,000명)에서는 ‘현행 상속제도가 부의 세습을 허용한다’는 지적에 55.0%가 공감했습니다.
‘유산취득세로 바뀐다’도 아직 아닙니다. 2025년 5월 정부가 국회에 낸 유산취득세 전환안(의안 2210618)은 2026년 10월 현재 계류 중이고, 조세소위는 ‘추후 재논의’로 보류했습니다.
데이터를 읽을 때 주의할 점
- 2014년 표결 수(수정안 114:108, 원안 94:123)는 보도 인용입니다 — 19대 국회 정당별 표결 기록이 공식 API에 없어서 원표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2024년 표결의 정당별 집계는 ‘현 소속’ 기준입니다. 표결 당시 소속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상위 10% 세액 비중 92.0%(2022)’는 초고액 상속이 많이 결정된 해의 수치입니다. 2018년(72.3%)과 비교할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 검토보고서에 인용된 기업 대상 조사(무역협회·중기중앙회·경총)는 일반 국민 조사가 아닙니다 — 기업 응답자 대상입니다.
- 유산취득세 세수 영향(2~3조 감소), 공제 상향 세수 영향(연 1.2조·5년 3.1조) 등은 국회예산정책처·나라살림연구소 추계로, 전제에 따라 값이 다릅니다.
정리
2000년 이후 세율을 내리려는 네 번의 시도도, 모두가 받는 공제(일괄·배우자)를 올리려는 시도도 모두 멈췄습니다. 반대 쪽의 핵심 논리는 ‘같은 완화라도 혜택이 꼭대기로 몰린다‘는 것이고, 찬성 쪽의 핵심 논리는 ‘26년간 안 바뀐 기준으로 과세하는 건 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 가업상속공제는 20배가 됐고, 신고세액공제는 반대로 줄었고, 보통의 상속에 적용되는 일괄공제 5억은 1997년 그대로입니다. 2025년 유산취득세 전환안도, 2026년 세제개편안도 세율과 일괄·배우자 공제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지난 26년의 기록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세금‘이 아니라 ‘번번이 손대려다 막힌 세금‘의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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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썸뉴스 카드뉴스의 조사 원문입니다. 매일 아침 숫자와 근거가 있는 뉴스를 카드뉴스로 전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기 →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법제처(law.go.kr DRF eflaw) — 상속세및증여세법 연혁(1950~2026) (2026-01-01)
- 국회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의안 1801095·1911782·1916828·2203525·2210618·2212657·2221045
- 국회 열린국회정보 — 본회의 표결 기록(의안 2203525) (2024-12-10)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상속세및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2024-11)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정지은 전문위원) — 유산취득세 도입방안 검토보고서 (2025-11)
- 국회예산정책처(NABO) — 2025년 개정세법 심의 결과 (2025-12)
-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 — 상속세제 과세방식별 공제제도 비교연구 (2023-12)
- 기획재정부 — 상속세 유산취득세 전환 입법예고 보도자료 (2025-03-19)
- 서울신문 — ‘7년 만에 공제한도 500배’…상속세 완화 좌절 (2014-12-03)
- 이데일리 — 상속세 개편 민주 vs 국민의힘 공방 (2025-03-05)
- 아주경제 — 여야 상속세 공제 공감, 최고세율서 갈림 (2025-03-07)
- 뉴스핌 — 상속세법 등 본회의 부결 (2024-12-10)
- 경향신문 — 일괄공제 5→8억만으로 5년 3조843억 감소(NABO 추계) (2025-09-14)
- 한국경제 — 유산취득세 2~3조 세수 감소 (2025-11-28)
- 한국경제 — 물가 변동분 세제 자동연동 발언 (2026-09-27)
- 경향신문·다음뉴스 — 이재명 대통령 ’18억까지 세금 없게’ 발언 (2025-09-11)
- 택스워치 — 상속세 완화·유산취득세 연구 — ‘초부자 감세’ (2025-06-04)
- 조세일보(아젠다북 의뢰) — 배우자 상속공제 여론조사 (2025-11)
- NGO뉴스 —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상속제도 여론조사(리서치뷰)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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